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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6 (19:39:18)
15일 오바마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를 구제하는 시행안을 전격 발표하자 이민자 커뮤니티들은 "드림법안(Dream Act)에 한발 다가선 조치"라며 크게 환호했다.

드림법안은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불체 학생들의 합법적인 체류신분 부여를 요구해왔다.

시행안에 따르면 영주권이나 시민권 취득은 금지하지만 노동허가증은 발급토록 해 사실상 합법적인 거주를 허용한다.

민족학교의 윤희주 프로그램 디렉터는 "세부지침서가 발표돼야 알겠지만 일반적으로 노동허가증이 있으면 소셜시큐리티번호도 받을 수 있어 운전면허증 취득도 가능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일 이럴 경우 이번 조치는 이민개혁을 크게 시작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윤 디렉터는 "본격적인 수속이 60일 안에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소득층 불체 학생들을 위해 무료로 돕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인 불체 학생들 환호= 민족학교에 따르면 이번 구제 대상자 80만 명중 한인은 최고 15%인 12만 명으로 추정된다.

윤 디렉터는 "UC와 캘스테이트 통계에 따르면 학비지원을 받는 불체 학생중 아시안이 가장 많고 그중 한인 학생 규모가 적지 않다"며 "불체자인만큼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상당수의 한인 불체자들이 이번 조치에 구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문자로 이번 발표를 전해 들었다는 홍주영(22.UC버클리)씨는 "미래가 불투명해 대학원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정말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됐다"며 "우리들의 소원을 들어준 오바마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환호했다.

지난 해 UCLA를 졸업하고 불법 취업중인 앤젤라 김(23)씨도 "공부를 계속 하고 싶어도 체류신분으로 자격증 취득이 불가능했는데 드디어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며 "너무 기쁘다. 나를 묶었던 사슬에서 해방된 느낌"이라고 반겼다.

영주권 취득은 여전히 차단돼 불안= 이번 조치는 '사면안(amnesty)'이 아닌 '면책안(immunity)'이라 영주권이나 시민권은 취득할 수 없다. 또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국토안보부의 재량권인 만큼 언제든지 중지가 가능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치는 영구적이 아닌 임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민법 관계자들은 따라서 미국내 불체자들이 합법적인 체류신분을 얻기 위해서는 여전히 의회를 거쳐 이민개혁안이나 드림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LA이민자인권연합의 앤젤리카 살라스 사무국장은 "오바마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너무 반갑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며 "우리는 끝까지 합법체류 신분 취득을 위해 싸우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책에 대해 공화당 강경파가 반발하고 나와 대선을 앞두고 커다란 쟁점으로 부상하게 됐다. 공화당 강경파는 그동안 불법 이민자에 대한 관대한 조치는 추가적인 불법 이민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비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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